한화생명의 GA사 잇단 인수 배경은?...적자에도 공격적 행보
정희수 생보협회장...출혈 경쟁 자제 촉구 진위 논란

한화생명 김동원 사장. 사진=한화생명
한화생명 김동원 사장. 사진=한화생명

[이프레시뉴스] 정희수 생명보험협회장(이하 생보협회)가 지난달 25일 서울 중구에 위치한 한 식당에서 생명보험회사 대표와의 조찬 간담회를 가졌다. 이날 모임에서 정희수 생보협회장은 "생보사 모두가 어려운 시대에 과열 경쟁 자제를 당부한다"라는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져 사실 여부를 두고 논란을 빚고 있다.

2일 생보협회는 조찬 모임은 있었지만 생보사의 치열한 과열 경쟁 자제를 촉구한 발언은 없었으며 일부 언론에서 사실과 다르게 보도해 시정조치가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생보협회 회장으로 충분히 언급할 수 있는 발언이라는 설명이다. 올해 들어 대형 생보사를 중심으로 법인보험대리점(GA) 인수가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이며 생보사 대면 판매 방식이 설계사에서 GA로 이동했다는 이유에서다. 

지난해 삼성생명은 자회사인 삼성생명금융서비스를 통해 GA사인 ‘라이나금융서비스’와 ‘디올프리에셋’을 인수했다. 

올해 들어 포문을 연 곳은 한화생명 자회사인 한화생명금융서비스다. 한화생명은 한화생명금융서비스를 통해 대형 GA사 가운데 하나인 피플라이프를 약 2500억원에 인수한 바 있다. 이로써 설계사 수는 약 2만5000명으로 늘어 삼성생명과 5000명 차이로 좁혔다.

한화생명은 추가 GA사 인수에도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 따르면 GA업체를 대상으로 인수 여부를 타진하고 있는 가운데 리더스에셋어드바이저 등 몇 개의 업체가 물망에 오른 것으로 전해졌다.   

한화생명은 삼성생명, 교보생명과 함께 대형 생보업계 3사 중 한곳이다. 국내 1위 삼성생명에 버금가는 회사로 키우기 위해 여승주 한화생명 대표가 공격적 행보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이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차남인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을 위한 것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의 중론이다. 김 사장은 올해 2월 사장으로 승진해 여승주 최고경영자(CEO)와 역할을 나눠 최고글로벌책임자(CGO) 직책을 맡았으며 향후 대표이사로 경영 전면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김 사장이 대표이사 취임 전까지 삼성생명과 양강 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규모와 매출 늘리는데 사활을 걸고 있다고 해석했다. 

한화생명금융서비스 최대 주주는 한화생명으로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다. 한화생명금융서비스는 지난해 매출 약 9000억원으로 전년(3200억원) 대비 175% 증가했다.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은 각각 654억원, 482억원으로 크게 개선됐지만 여전히 적자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출혈경쟁과 만년 적자라는 부정적 이미지를 여 대표가 짊어지더라도 오너 차남인 김동원 사장을 위한 비단길을 깔아 주겠다는 의지로 읽히는 대목이다.

한화생명의 공격적 행보에 삼성생명과 신한라이프도 덩치를 키우기 위해 GA사를 물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생명은 한국보험금융의 CS라이프를 놓고 인수를 타진하고 있다. 

한화생명 등 대형 생보사들이 규모를 키우는데 집중하면서 중소형 보험사의 타격이 불가피하게 됐다. 특히 모든 상품을 취급하는 GA 업체가 대형 보험사로 넘어가면 중소형사들의 영업환경은 점점 악화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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